"연상호 감독님이 '지옥' 시즌1을 촬영할 때 제가 뛰는 걸 보시고 '될까?'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시즌2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너무 많이 바뀌어 놀랐다고 하셨어요." 이달 25일 공개된 '지옥' 시즌2에서 김현주는 몸을 날리는 액션 연기로 또 한 번 박수를 받았다. 다수의 상대와 맞서 싸운 뒤 도망치는 상대를 차량으로 추격하는 장면, 후반부를 장식한 1대 1 액션 장면 등이 눈길을 끌었다.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처음 '지옥' 촬영을 할 때 아무런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액션 연기를 시작해 큰 도전이었다"며 "저 자신을 고찰하는 계기가 된 작품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1990년대 말 하이틴 스타로 출발한 김현주는 주로 로맨스 작품의 여주인공을 연기하며 첫사랑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어느새 '지옥' 시즌1(2021), 영화 '정이'(2023)에 이어 '지옥' 시즌2까지 세 번째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변신에 성공했다. "저는 장르물 도전이 '지옥'에서 처음이었어요. 액션 연기를 처음 할 때는 너무 어렵고 무겁게 느껴졌는데, 하다 보니 늘더라고요." 다만 액션 연기가 '지옥' 시즌2에서 김현주가 보여준 전부는 아니다. 암울한 '지옥'의 세계에서 여러 인물이 각자의 사상과 신념을 앞세우며 이익만 꾀하는 동안 김현주가 연기한 민혜진은 유일하게 인간적인 가치를 지키려 애쓴다. '지옥'은 유령과 같은 형체가 갑자기 사람들 앞에 나타나 죽을 시간을 '고지'하고, 이후 괴생명체들이 나타나 통보받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불태워 죽이는 '시연'이 잇달아 발생하는 판타지물이다. 고지와 시연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사이비종교 '새진리회'와 폭력집단 '화살촉'은 고지받은 이들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박해하는데, 이런 부당한 폭거에 맞서는 인물이 민혜진이다. 시즌1에서 민혜진은 새진리회에 맞서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어머니를 잃는 등 고초를 겪지만, 고지받은 갓난아기를 시연에서 구해내며 희망을 본다. 시즌2에서도 민혜진은 시연으로 죽었다가 부활한 박정자(김신록)를 새진리회의 손에서 구해 가족의 품에 돌려보낸다. 김현주는 "다른 단체는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고지받거나 부활한 사람을 사상적인 무기나 도구로 쓰는데, 민혜진은 그들과 다른 인물"이라며 "끝까지 자기만의 의지를 가진 인물이고, 그런 면에서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고독한 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민희진은 시즌1과 시즌2 결말에서 누구도 피하지 못했던 시연 또는 죽음을 빗겨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김현주는 "인간의 의지나 자율성으로 (고지나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주는 오는 2027년 데뷔 30주년을 맞는 베테랑 배우이지만, 시즌제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시즌2가 제작됐다는 건 그만큼 시즌1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라며 "시즌2에도 출연할 수 있어 배우로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기쁜 마음만큼 부담감도 느꼈다고 한다. 김현주는 "시즌2에선 강렬한 인상의 새로운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시선이 그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데, 민혜진은 변화가 크지 않은 인물이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옥' 시즌2는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결말로 시즌3 제작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민혜진은 원하던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가 만든 조직 '소도'를 떠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시즌3 제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현주는 시즌3 제작 가능성에 대해 "감독님이 보는 사람이 생각할 여지를 남겼지만, 다음 시즌을 꼭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다음 시즌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는 아마 이제 나오지 않을 듯하다"며 "만약 시즌3을 제작하더라도 세월을 건너뛰어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현주는 액션 연기를 계속 도전할 의향도 내비쳤다. 그는 "기회가 되면 또 할 것 같다"며 "대신 완전히 다른 장르나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몸을 쓰는 액션 연기는 몇 달에 걸친 준비 과정이 있어서 성취감이 있고 훈련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검찰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