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여야 모두 주목하는 ‘검찰과의 거리’…10월 2일 중수청 출범 앞두고 첫 수장 시험대
[서울=검찰연합일보]송유영 기자=검찰 수사권을 넘겨받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초대 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검찰 출신이라는 이력과 과거 검찰개혁에 대한 견해를 둘러싼 공방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자가 20년 넘게 검찰에 몸담은 데다 검사장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전력이 있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첫 수장을 맡기에 적절한 인물인지가 핵심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8기로 1999년 대전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대검찰청 감찰1과장, 춘천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등을 거쳐 2023년 8월 광주고검 차장검사를 끝으로 24년간의 검찰 생활을 마쳤다. 2020년에는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부가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오랜 검찰 경험을 활용해 조직 출범 초기의 혼란을 줄이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대체하는 핵심 기관인 만큼 검찰 조직과 업무를 잘 아는 인사가 초기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쟁점은 ‘검수완박 반대’에서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느냐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과거 검찰개혁에 대한 그의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대검 형사부장이던 2022년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검찰 측 논리를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당시 대검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하거나 재수사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검찰의 수사 기능을 완전히 없앨 경우 사건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후보자가 맡았던 대검 형사부는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조직이었다. 김 후보자는 경찰 수사만으로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사실관계를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리를 폈다.
이 때문에 이번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당시와 현재의 입장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중수청은 검찰의 수사 기능을 분리해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범죄·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검찰은 수사 기능에서 벗어나 기소와 공소유지 등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결국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옹호했던 논리와 현재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청문회의 핵심 질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입장 바뀌었다면 언제, 왜인지 설명해야”
여권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의 검찰 경력을 둘러싼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 제청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과거 행적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검찰 재직 당시 행보를 거론하며 과거 행적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재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동의하는지,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다면 언제 어떤 이유로 변화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 역시 김 후보자 지명을 비판하면서 중수청 출범이 자칫 검찰개혁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했던 점도 정치권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을 당시 이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그는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다.
정부 “검찰개혁 철학에 문제 없다”…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설명
김 후보자를 제청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과거 김 후보자의 발언이 현재의 검찰개혁 방향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후보자의 검찰개혁과 인권보호, 사회정의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검수완박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당시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조직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검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개인적인 검찰 수사권 옹호 철학이라기보다 당시 맡고 있던 직책과 업무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 집중 검증할 듯
야당의 검증 방향은 민주당과 다소 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검찰 출신이라는 사실 자체보다는 수사·기소 분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과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는 과정에서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가 미흡할 경우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중수청과 공소청 사이에 어떤 견제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가 주요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이 김 후보자에게 ‘검찰개혁의 방향에 확실히 동의하느냐’를 묻는다면, 국민의힘은 ‘수사권 분리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를 집중적으로 따질 가능성이 높다.
김지용 “억울한 국민 없도록”…핵심 질문에는 즉답 피해
김 후보자는 아직 자신의 구체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8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한 김 후보자는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형사사법체계의 큰 변화 속에서 신설되는 기관을 맡게 돼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직을 빠르게 안착시키고 국가의 중대범죄 대응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검찰 재직 당시 검수완박에 반대했던 입장이 현재도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고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10월 출범 앞둔 중수청…첫 수장이 조직 색깔 결정
김 후보자의 청문회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한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수청은 검찰의 수사 기능을 분리해 새롭게 출범하는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기관이다. 따라서 초대 청장이 어떤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중수청의 조직문화와 수사 방식, 공소청과의 관계가 상당 부분 결정될 수 있다.
특히 중수청 인력 상당수가 검찰에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검찰 출신 수장을 둘러싼 ‘검찰 조직의 재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김 후보자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검찰 조직과 수사 실무를 잘 아는 경험을 활용해 출범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과거 검수완박 반대 입장과 현재의 수사·기소 분리 체계를 어떻게 연결해 설명할지가 관건이다.
10월 2일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새 수사기관의 초대 수장이 어떤 철학과 원칙으로 조직을 이끌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